"공공기관 주문인 줄 알았는데…" 소상공인 192명 울린 노쇼 사기

베트남에 거점을 두고 공공기관 직원을 사칭해 국내 소상공인 192명으로부터 100억 원가량을 가로챈 혐의를 받는 '노쇼(no-show·예약 부도) 사기'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대구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는 범죄단체조직·활동, 통신사기피해환급법 및 전자금융거래법 위반 등 혐의로 한국인 총책 30대 A씨 등 16명을 검거하고 이 중 11명을 구속했다고 2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씨 일당은 지난해 9월부터 올해 4월까지 베트남 하노이와 하이퐁에 거점을 마련하고 국내 도·소매업체에 접근했다. 공공기관 직원을 사칭해 대량의 물품을 주문한 뒤 소화방화포 등 소방용품을 특정 업체에서 대신 구매하도록 유도해 대금을 가로챈 혐의를 받는다.
이들은 관리책과 인력수급책, 전화유인책 등 역할을 나눠 범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공공기관 명의의 명함과 계약서 등을 이메일로 보내 실제 발주인 것처럼 피해자들을 속인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지난해 9월 첫 피해 신고를 접수한 뒤 인터넷 프로토콜(IP) 접속 기록 등을 분석해 조직원을 특정하고 전국의 유사 사건 192건을 병합 수사했다. 국내 조직원은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검거했고, 해외 체류자는 인터폴 적색수배와 베트남 공안과의 공조를 통해 붙잡았다. 이 중 1명은 현지에서 국내 송환을 기다리고 있다.
경찰은 추가 공범과 여죄를 조사하는 한편 국제공조 수사를 확대할 계획이다.
경찰은 "공공기관 명의의 명함이나 계약서를 제시하더라도 반드시 해당 기관의 공식 연락처를 통해 실제 발주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며 "다른 물품의 대리구매나 선입금을 요구할 경우 거래를 중단하고 즉시 경찰에 신고해 달라"고 밝혔다.
대구= 김재현 기자 k-jeahyun@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