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아버지’ 고 최불암, 마지막 작별…김혜수·김경란 눈물로 배웅

‘국민 아버지’ 고(故) 최불암의 마지막 길에 동료 배우들과 각계 인사들이 함께했다.
2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성당에서는 염수정 추기경의 집전으로 최불암의 장례 미사가 거행됐다.
이날 성당에는 고인의 아내인 배우 김민자를 비롯해 최휘영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유인촌 전 장관, 강석우, 정준호, 송일국, 앤디, 신현준, 김혜수, 방송인 김경란 등 동료와 각계 인사들이 참석해 고인의 마지막 길을 배웅했다.
고인의 운구차가 성당에 도착하자 팝페라 가수 임형주가 성당 안에서 ‘아베 마리아’를 부르며 고인을 맞이했다. 성당 입구에는 최휘영 장관과 동료 배우들이 서서 운구 행렬을 기다렸다. 특히 송일국은 직접 운구에 참여해 고인의 관을 옮겼다.
장례 기간 내내 김민자의 곁을 지키며 살뜰히 챙겼던 김혜수도 발인을 마친 뒤 운구 행렬과 함께 성당에 도착했다. 김경란 역시 눈이 부은 모습으로 성당에 들어섰다.
성가가 울려퍼지는 가운데 고인의 관이 성당 안으로 들어서자 최휘영 장관을 비롯한 참석자들은 고개를 숙여 고인에게 마지막 인사를 건넸다.
이날 장례 미사를 집전한 염수정 추기경은 “오늘 프란치스코 형제의 장례 미사를 드리게 된 것이 참으로 의미 있다고 생각한다”며 고인의 영원한 안식을 기원했다.
염 추기경은 “푸근한 미소와 어진 모습을 더는 볼 수 없다는 사실이 우리를 슬프게 한다”며 “고인은 우리가 어렵게 살던 시절 위로와 희망을 주던 ‘수사반장’의 박 반장, ‘전원일기’의 김 회장, ‘한국인의 밥상’을 통해 따뜻한 우리네 밥상을 알려주던 국민 아버지이자 국민 배우였다”고 추모했다.
이어 “최불암 프란치스코 형제는 일생을 오직 연기자로 한길을 걸으며 우리 사회 소외된 이들의 벗이 되어주었다. 자신이 가진 모든 것을 연기에 오롯이 바쳐 국민의 희로애락을 함께했다”며 “고인의 평생 노고에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염 추기경은 “70여 년의 연기 인생과 달리 형제님의 신앙 여정은 그리 길지 않았다”며 2012년 소년 수용자들을 위한 교정·교화 프로그램 ‘제로캠프’를 통해 시작된 인연을 소개했다. 최불암은 당시 소년 수용자들을 위한 ‘제로캠프’에 참여하며 청소년들의 사회 복귀를 도왔다.
이에 염 추기경은 고인이 세례를 권하자 “매주 일요일 아침마다 아내를 여의도성당 마당까지 데려다주고 있으니 이미 반은 천주교 신자”라고 했다는 일화를 전하기도 했다.
최불암은 2018년 10월 31일 염 추기경에게 세례를 받고 ‘프란치스코’라는 세례명을 얻었다. 당시 아내 김민자와 혼인갱신식도 함께 진행했다. 염 추기경은 “기뻐하시던 모습이 지금도 잊히지 않는다”고 회상했다.
특히 고인이 세례를 받은 뒤 염 추기경과 식사 자리에서 “젊은 시절에는 알 수 없었지만 나이가 들면서 국민의 사랑을 받는 연기자는 구도자의 길을 가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말 한마디, 행동 하나에도 신경 쓰며 살아야 한다는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고 전했다.
염 추기경은 “형제님은 아픈 어린이들을 돌보는 일을 소명처럼 여기셨다. 착한 사마리아인처럼 아픈 어린이들을 그냥 지나치지 못한 분”이라며 “희생과 봉사 정신은 각박한 세상 속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고 살아갈 힘이 될 것”이라고 기렸다.
끝으로 “우리 곁을 떠나 하늘나라로 간 프란치스코 형제의 영혼이 하느님 품 안에서 영원한 안식을 이루시길 바란다”고 마지막 인사를 건넸다.
염수정 추기경은 고인과 각별한 인연을 맺어왔다. 2018년 세례를 집전한 데 이어 고인의 건강이 악화한 지난달 20일에도 직접 병실을 찾아 병자성사를 집전했다. 생전 신앙의 출발을 함께했던 염 추기경이 마지막 장례 미사까지 맡아 고인의 마지막 길을 배웅했다.
추도사는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황영기 회장이 맡았으며, 임형주는 조가로 ‘아베 마리아’를 불렀다.
앞서 최불암의 발인은 이날 오전 7시 40분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서 유족 중심으로 비공개 진행됐다. 장례 미사 이후에는 서울 무교동 초록우산 본부에서 마지막 작별 인사를 나눈 뒤 경기 파주시 동화경모공원에 안장될 예정이다.
고인은 지난달 29일 오후 10시께 서울 강서구의 한 병원에서 입원 치료를 받던 중 세상을 떠났다. 향년 87세. 정부는 한국 방송과 대중문화 발전에 기여한 공로를 기려 지난달 30일 고인에게 금관문화훈장을 추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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