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먹여 살리긴 싫어"…30대男, 돌싱녀와 결혼 택한 이유 [유지희의 미혼앤기혼]

“이혼 경험이 있어도 경제력만 좋다면 괜찮아요.”
최근 결혼시장에서는 경제적으로 자립한 이혼 경험 여성을 배우자로 고려하는 초혼 남성들의 사례가 눈길을 끌고 있다. 집값과 생활비 부담이 커지면서 결혼 경험 여부보다 경제적 안정성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남성들이 있다는 것이다.
재혼을 희망하는 남녀 역시 경제적 문제에 민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남성은 혼자 생계를 책임지는 상황을, 여성은 상대방의 경제력이 기대에 못 미치는 상황을 가장 우려했다. “이혼했어도 경제력 좋다면”…달라지는 배우자 조건

구독자 43만 명을 보유한 유튜브 채널 ‘한방언니’에 올라온 ‘초혼남들이 돌싱녀와 결혼하는 이유’라는 제목의 영상은 조회수 13만 회를 기록했다.
결혼정보업체를 운영하는 유튜버 한방언니는 영상에서 “남자들도 먹고살기 힘들다 보니 재력 좋고 아이 없는 돌싱녀가 괜찮다고 생각하는 남성들이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한방언니는 30대 초혼 남성이 안정적인 직업과 경제력을 갖춘 39세 여성 약사와 결혼한 사례를 소개했다. 해당 남성은 처음에는 초혼 여성만 고려했지만 결혼 상대를 찾는 과정에서 경제력과 생활의 안정성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게 됐다고 한다.
한방언니는 “남성 회원이 사회생활을 하다 보니 경제력 좋은 여성이라면 한 번 결혼했던 사람도 괜찮으니 소개해 달라고 했다”며 “막상 소개해 주니 남성 쪽에서 결혼을 더 적극적으로 추진했다”고 말했다.
이처럼 일부 남성들이 재혼 여성에게도 눈을 돌리는 배경에는 결혼 후 경제적 부담을 나누고 싶다는 현실적인 판단이 깔려 있다는 설명이다. 男 37% “독박 부양 싫어”…女 33% “빛 좋은 개살구 걱정”

실제로 재혼을 희망하는 남녀 사이에서도 경제적 부담을 바라보는 시각에 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일 재혼 전문 결혼정보회사 온리-유가 비에나래와 공동으로 지난달 26일부터 이달 1일까지 전국 재혼 희망 남녀 668명(남녀 각 334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남성의 37.1%는 재혼 후 가장 허탈할 상황으로 ‘독박 부양’을 꼽았다. 재혼 후에도 가정 경제를 혼자 책임져야 하는 상황을 가장 걱정한다는 의미다.
반면 여성은 ‘빛 좋은 개살구’라는 응답이 33.2%로 가장 많았다. 재혼 전에는 상대방의 경제력이나 성격 등이 좋아 보였지만 막상 함께 살아보니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상황을 우려한 것이다.
두 번째로 많은 응답은 남성이 ‘빛 좋은 개살구’(24.3%), 여성이 ‘상대방이 경계심을 가질 때’(26.1%)였다. 세 번째는 남녀 모두 ‘본인 자녀와 상대 가족이 물과 기름 같을 때’(남성 20.9%, 여성 22.1%)를 꼽았다.

특히 경제적 부양 부담에 대한 남녀 간 인식 차이가 두드러졌다. 남성의 37.1%가 독박 부양을 가장 허탈한 상황으로 선택한 반면 여성은 3.6%에 그쳤다. 남녀 간 응답률 차이가 33.5%포인트에 달했다.
재혼 후 기대하는 생활에서도 남녀 간 차이가 뚜렷했다. ‘재혼 후 어떤 생활을 하게 되면 만족스러울 것 같은가’라는 질문에 남성은 ‘생동감이 넘치는 생활’(31.1%)을 가장 많이 선택했다. 이어 ‘마음이 평화롭다’(26.4%), ‘가사가 줄어든다’(20.1%) 순이었다.
여성은 ‘생활 형편이 나아진다’는 응답이 38.3%로 가장 많았다. ‘마음이 평화롭다’(28.1%), ‘생동감이 넘친다’(16.2%)가 뒤를 이었다.
특히 재혼을 통해 경제적 형편이 나아지는 것을 가장 기대한다는 남성은 7.2%에 불과했다. 여성(38.3%)과 비교하면 31.1%포인트 낮았다.
손동규 온리-유 대표는 “재혼을 하는 것은 남녀 불문하고 자신의 삶에 행복을 증진시키려는 의도에서 출발한다”며 “따라서 재혼에서 오는 장점, 혜택은 물론 책임과 역할도 서로 적절히 분담해야 재혼의 진정한 목적을 달성할 수 있다”라고 조언했다.
결혼해도 고민, 안 해도 고민인 시대. [유지희의 미혼앤기혼]은 미혼과 기혼의 경계를 넘나들며 연애와 결혼, 국제결혼까지 달라지는 사랑의 풍경을 들여다봅니다. 설레는 만남부터 현실적인 결혼 이야기, 때로는 웃기고 때로는 씁쓸한 남녀의 속사정까지. 국내외에서 벌어지는 흥미롭고 다양한 연애·결혼 소식을 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