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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 손상 뒤 만성 통증 키우는 단백질 찾았다

광주과학기술원, 새 치료 표적 제시 신경 과흥분 증폭·지속 원리 규명
인슐린 유사 성장 인자 결합 단백질 유사 단백질(IGFBPL1)이 신경병증성 통증을 키우는 과정 모식도
인슐린 유사 성장 인자 결합 단백질 유사 단백질(IGFBPL1)이 신경병증성 통증을 키우는 과정 모식도

당뇨병이나 항암 치료, 외상 등으로 말초 신경이 손상된 뒤 나타나는 신경병증성 통증을 조절할 새로운 치료 표적이 발견됐다. 신경 손상 후 특정 단백질이 신경 세포를 과민하게 만들고 면역 세포의 염증 반응까지 촉진해 통증을 증폭·지속시킨다는 사실이 확인된 것이다.

광주과학기술원(GIST)은 정의헌 의생명공학과 교수 연구팀이 신경 손상 후 감각 신경 세포에서 증가하는 인슐린 유사 성장 인자 결합 단백질 유사 단백질(IGFBPL1)이 신경병증성 통증의 발생과 지속에 관여하는 핵심 인자임을 규명했다고 2일 밝혔다.

신경병증성 통증은 가벼운 접촉에도 극심한 통증을 느끼거나 화끈거림과 저림 등이 나타나는 질환이다. 전 세계 성인 인구의 7~10%가 겪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기존 약물 치료만으로는 통증을 충분히 조절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연구팀이 신경을 손상시킨 생쥐를 분석한 결과 IGFBPL1은 감각 신경 세포에서 발현량이 증가해 손상 7일째 최고치에 도달한 뒤 21일째까지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특히 이 단백질은 신경 세포 표면의 IGF1R 수용체를 통해 세포 내 신호 전달 단백질인 ERK를 활성화하고, 통증 감지 통로인 TRPV1의 반응성을 높여 통증 과민 현상을 일으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면역 세포인 대식 세포의 유입과 염증성 신호 물질 분비를 촉진해 만성 통증을 유지하는 데도 관여했다.

실제 생쥐의 후근신경절에서 IGFBPL1의 발현을 억제하자 통증 과민 반응이 뚜렷하게 줄었으며, 일부 신경 손상 모델에서는 효과가 6주까지 지속됐다. 보행 이상도 개선됐다. 반대로 IGFBPL1을 추가 주입하면 신경 손상 생쥐의 통증이 심해졌다. 이번 연구 결과는 신경과학 분야 국제학술지 '신경염증 저널'에 지난달 8일 온라인 게재됐다.

정 교수는 "IGFBPL1이 신경 세포의 과흥분과 면역 세포의 염증 반응을 연결해 통증의 만성화를 촉진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며 "마약성 진통제에 의존하지 않는 새로운 치료제 개발의 실마리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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